http://n.news.naver.com/mnews/article/366/0000811004?sid=104
세계적인 곡창 지대인 우크라이나가 전쟁으로 인해 식량 생산과 수송에 막대한 차질을 빚으면서 식료품발(發) 인플레이션, 이른바 애그리플레이션(Agriflation) 압력이 강해지고 있다.
지난 2018년 유엔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비옥한 흑토 지역에서 ▲해바라기씨(1위) ▲감자·메밀(세계 3위) ▲옥수수(5위) ▲보리·호밀(7위) ▲밀(8위) 등을 생산하는 농업국이었다. 하지만 지난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발발한 전쟁이 계속되면서 농작물 생산과 운송이 막히면서 전세계적인 식량난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우선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농경지에 지뢰를 흩뿌리면서 경작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전투가 이어지는 전선이 아니라도 러시아군이 농지 곳곳에 지뢰·부비트랩을 매설하고 불발탄이 박히면서 농사짓기가 어려워진 것이다. 우크라이나 농부들로서는 이미 파종 시기를 놓친 데 이어, 뒤늦게 경작하려고 해도 지뢰가 있을까 봐 쉽게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힘들게 생산한 곡물도 우크라이나의 주요 수출항이 전쟁으로 인해 막히면서 창고에서 썩어가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과 독일 dpa 통신 등은 오데사 등 우크라이나 항구가 전쟁으로 제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약 450만t의 곡물이 묶여 있다고 전했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독일 담당 마르틴 프리크 국장은 러시아의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항구들이 봉쇄됐다면서 “컨테이너에 담긴 곡물이 전혀 사용되지 않고 있다. 그냥 거기에 그대로 있다”고 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이날 “러시아군의 흑해 봉쇄로 수천 만t의 곡물이 손실될 수 있으며, 이는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에 식량 위기를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농업부는 성명을 내고 러시아가 점령한 흑해 연안의 마리우폴, 베르댠스크, 스카도우스크, 헤르손을 재탈환 시까지 공식적으로 폐쇄한다고 밝혔다.
해로 대신 우크라이나 서부를 경유해 육상 운반하는 방법도 있지만 운송 물량이나 비용 측면에서 해상 수송보다 크게 뒤쳐진다.
세계 각 기관은 올해 우크라이나의 농업 생산량이 예년보다 20~30% 감소할 것으로 추정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우크라이나 국내의 식량 수급 뿐 아니라 우크라이나의 농작물 수출에 의존하는 유럽·아프리카도 식량난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 공급량의 14%를 담당하고 있는데, 특히 소말리아는 밀 소비량의 90%, 콩고와 마다가스카르는 각각 80%, 70%를 두 나라에 의존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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