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21-08-26 05:05
개붕이의 국토종주기(4)
 글쓴이 : nsifwtaq
조회 :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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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08월 25일

10시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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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판초우의를 가방에서 꺼내입고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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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2번국도를 쭉 따라 장흥까지 간다.

중간에 도시가 없어 보급도 애매한데다가 무려 40km가량을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엄청난 강행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래도 발목 컨디션이 좋지 않아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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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이 산에 업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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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길 국도를 따라 걷기만 하느라 풍경이 상당히 단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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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만드는 곳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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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계속해서 오다 말았다 한다.

덕분에 우의를 계속 입고 있느라 찜통이 따로없다.

비는 한 방울도 안맞았는데 옷은 푹 젖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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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덕이 까마득~

갈 길이 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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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빨리 강진군에 도착했다.

하지만 일정을 맞추려면 오늘 안에 강진군을 관통해서 장흥까지 가야 한다.

마음이 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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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만 마을 하나를 발견했다.

저기서 보급도 하고 식사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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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마을이 국도를 사이에 두고 가드레일로 막혀있다...

(이러면 완전 나가린데...)

어쩔 수 없이 다음 마을까지 이동해야겠다.

시간은 14시 30분, 다음 마을까지 거리는 약 6km.

 

길을 우회해서라도 마을에 들르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도저히 오늘 안에 장흥까지 갈 수 없을것같다.

배는 고프고 보급품은 물 한 병, 초코바 하나가 전부.

여러모로 참 힘든 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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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마을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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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언제 비가 왔었냐는 듯 햇빛이 내려쬐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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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껏 마을에 도착했더니 식사시간이 아니라서 식당 영업을 하는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

황당했다.

오늘 한 끼도 못먹었는데.

 

다음 마을까지는 5k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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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제는 바야흐로 농촌 또한 변화의 시대를 맞았다.

허수아비 또한 과거에 얽매이기만 해서는 앞으로 전진할 수 없는 것이다.

힘차게 나부끼는 허수아비를 마음 속으로 응원하며, 다시금 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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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이가 배가 부르다는 느낌을 알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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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30 첫 식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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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다시 출발하려는데 비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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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슬슬 저물어간다.

빗방울 소리, 풀벌레 소리.

고즈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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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도 없고 가로등 불빛도 하나 없다.

커신 나올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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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시각 20시, 장흥까지 8km.

산짐승 울음소리가 소름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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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남해고속도로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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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시 30분, 드디어 저 멀리 시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다시는 야간행군을 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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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시 도착.

무릎 아래로 감각이 없다.

총 이동거리 39km, 소요시간 약 12시간.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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