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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년 08월 25일
10시 출발
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린다.
판초우의를 가방에서 꺼내입고 길을 나섰다.
오늘은 2번국도를 쭉 따라 장흥까지 간다.
중간에 도시가 없어 보급도 애매한데다가 무려 40km가량을 이동해야하기 때문에 엄청난 강행군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래도 발목 컨디션이 좋지 않아 걱정된다.
구름이 산에 업혀있다.
시골길 국도를 따라 걷기만 하느라 풍경이 상당히 단조롭다.
뭘 만드는 곳일까
비가 계속해서 오다 말았다 한다.
덕분에 우의를 계속 입고 있느라 찜통이 따로없다.
비는 한 방울도 안맞았는데 옷은 푹 젖었다.
언덕이 까마득~
갈 길이 참 멀다.
생각보다 빨리 강진군에 도착했다.
하지만 일정을 맞추려면 오늘 안에 강진군을 관통해서 장흥까지 가야 한다.
마음이 급하다.
조그만 마을 하나를 발견했다.
저기서 보급도 하고 식사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그런데 마을이 국도를 사이에 두고 가드레일로 막혀있다...
(이러면 완전 나가린데...)
어쩔 수 없이 다음 마을까지 이동해야겠다.
시간은 14시 30분, 다음 마을까지 거리는 약 6km.
길을 우회해서라도 마을에 들르고 싶지만 그렇게 하면 도저히 오늘 안에 장흥까지 갈 수 없을것같다.
배는 고프고 보급품은 물 한 병, 초코바 하나가 전부.
여러모로 참 힘든 여정이다.
드디어 마을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제는 언제 비가 왔었냐는 듯 햇빛이 내려쬐기 시작했다.
기껏 마을에 도착했더니 식사시간이 아니라서 식당 영업을 하는곳이 한 군데도 없었다.
황당했다.
오늘 한 끼도 못먹었는데.
다음 마을까지는 5km.
...?
이제는 바야흐로 농촌 또한 변화의 시대를 맞았다.
허수아비 또한 과거에 얽매이기만 해서는 앞으로 전진할 수 없는 것이다.
힘차게 나부끼는 허수아비를 마음 속으로 응원하며, 다시금 길을 나섰다.
이 아이가 배가 부르다는 느낌을 알까요?
18:30 첫 식사
.......
식사를 마치고 다시 출발하려는데 비가 온다.
날이 슬슬 저물어간다.
빗방울 소리, 풀벌레 소리.
고즈넉하다.
달빛도 없고 가로등 불빛도 하나 없다.
커신 나올것같다.
현재시각 20시, 장흥까지 8km.
산짐승 울음소리가 소름끼친다.
저 멀리 남해고속도로가 보인다.
21시 30분, 드디어 저 멀리 시내가 보이기 시작했다.
다시는 야간행군을 하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22시 도착.
무릎 아래로 감각이 없다.
총 이동거리 39km, 소요시간 약 12시간.
끝.
충고환영
질문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