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일 : 12-11-24 00:53
 글쓴이 : 사조견
조회 : 466  



일으킨 붉은 구름을 관통했다. 말 퍼-억! 말 순간 한서위의 몸이 크게 흔들렸다. 어느새 그가 일으킨 붉은 구름 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없었다. 말 주르륵! 그의 이마를 타고 콧등으로 흘러내리는 한 줄기 선혈. 말 한서위의 입이 어렵게 열렸다. 말 "검... 환? 죽어도 여한 없..." 말을 채 끝내지도 못하고 그의 몸이 무너져 내렸다. 하나 그의 입에 말 는 한 줄기 미소가 떠올라 있었다. 말 검인의 길을 걸었고
검의 궁극의 경지 중 하나라는 검환을 자신의 두 눈으로 직접 확인했다. 그는 이 정도로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그리 말 고 그것이 그의 살아생전 마지막으로 할 수 있었던 생각이었다. 말 "휴!' 한상아가 한숨을 토해 냈다. 그녀의 얼굴은 어두웠다. 검환을 시전 말 하는 데 막대한 공력이 소모돼서 그런 것이 아니었다. 자신의 일 검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었다는 사실이 그녀의 가슴을 무 말 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무예는 급진전하였지만 그녀의 마음은 아직 그 만큼 단단하지 못한 모양이었다. 말 "언니
수고하셨어요." 말 소호가 다가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제야 한상아의 가슴이 진정됐 다. 말 한상아가 소호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말 "아무래도 그냥 지켜보기에는 일이 너무 커지는 것 같아." "그래요. 일단 장 아저씨가 가져온 봉서를 살펴본 후 어떻게 행동할 말 지 결정하죠." "그래!" 말 한상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말 그녀는 유난히도 눈이 총명하게 반짝이는 동생이 생각보다 똑똑하 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한상아는 일단 그녀가 하자는 대로 따를 말 생각이었다. 말 "어서 모든 일을 끝내고 그에게 이야기를 듣고 싶구나. 그분의 삶 을..." 말 그녀의 목소리가 낮게 울려 퍼졌다. 말 * * * 말 콰과과과! 그들의 눈앞에서 현실이 찢겨 나가고 있었다. 말 하늘에 떠 있던 달도
푸르름을 한껏 뽐내던 순록의 숲도
졸졸 흐르 던 개울물도 종잇장처럼 발기발기 찢겨져 나가고 있었다. 말 그 순간 몽혼 속에 빠져 있던 그들의 눈에 생기가 돌아왔다. 흐릿하 말 게 풀어져 있던 동공에 초점이 돌아오고
벌려졌던 입술이 움직이면서 그들은 현실을 인식했다. 말 "하∼!" 말 누군가의 입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그것을 신호로 곳곳에서 억눌 렀던 숨이 터져 나왔다. 말 "이게 어떻게 된...?" 막준후가 놀란 눈으로 주위를 둘러보았다. 말 주위는 온통 삭막한 광경이었다. 검은색으로 변색된 암석들이 굴을 말 이루고 있었고
벽 쪽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회백색의 얼룩들이 곳곳 에 묻어 있었다. 안력이 좋은 사람들이라면 그것이 살점이 말라붙은 것 말 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하나 이 안에 있는 사람들 중 그 누구도 회 백색의 얼룩을 제대로 판별할 정신을 가진 사람은 존재하지 않았다. 말 오직 한 명 단사유를 제외하고... 말 막준후가 기억하는 마지막 풍경은 푸른 달빛 아래 은은하게 빛나는 푸른 숲이었다. 개울물이 흐르고 나비가 날아다니는 인세의 낙원
그 말 리고 그의 기억은... "... 기억이 나지 않아. 도대체..." 말 그가 망연히 중얼거렸다. 말 어느 순간 머릿속의 기억이 끊겼다. 숲에 들어왔다 싶은 순간 말이 다. 그리고 다시 그들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그 모든 광경이 사라지고 말 있었다. 마치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말 단사유가 무겁게 입을 열었다. "진입니다. 미혼진(迷魂陣)." 말 "진이라고? 그런 기척은 느끼지 못했는데." "그랬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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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사유가 구양대극을 향해 옮기던 걸음을 잠시 멈췄다. 그리고 말했 말 다. 말 "적산아." "응?" 말 "우리 다시 낭림산으로 돌아가자. 난 그때가 그립다." "그래! 나도 낭림산의 어린 시절이 그립다. 우리 같이 돌아가자." 말 궁적산이 희미한 미소를 지어 주었다. 말 그제야 멈춰 섰던 단사유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비록 뒤돌아서 있어 얼굴을 볼 수 없었지만 궁적산은 그가 웃고 있을 거라 생각했다. 말 왠지는 몰랐다. 그저 그럴 것만 같았다. 말 단사유의 걸음이 점차 빨라졌다. 구양대극과 궁무애는 둥실 뜬 채 검림으로 사라져 가고 있었다. 말 쉬익! 단사유 역시 빛이 되어 그들을 따라 사라져 갔다. 말 "부탁한다
내 형제여..." 궁적산이 아련한 눈으로 단사유가 사라진 공간을 바라봤다. 말 허공에서 바라보면 수많은 검들이 거꾸로 꽂혀 있는 것 같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 검림(劍林)이었다. 말 검의 숲
작게는 방원 삼 장에서 크게는 십여 장에 이르는 돌기둥들 이 하늘을 향해 우뚝 솟아 있었다. 이름뿐만이 아니라 실제로 검의 숲 말 에 들어선 듯 느껴졌다. 말 구양대극은 궁무애를 뒤에서 껴안은 채 조용히 기다렸다. 그가 오고 있었다. 말 그의 일생일대의 대적이 다가오고 있었다.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그의 기파를
그의 존재감을. 말 그가 키운 우내칠마를 차례차례 무너트리고 그가 다가오고 있었다. 말 어쩌면 처음 그를 보았을 때부터 이런 상황이 일어날 거란 사실을 알 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만큼 단사유에 대한 기억은 충격적이었다. 말 이십 대 중반의 나이에 자신에 육박하는 무위를 웃음으로 가리던 치 밀함. 중원의 무인들에게서는 볼 수 없었던 인상적인 모습이었다. 말 우우웅! 말 그가 다가옴에 따라 대기가 공명을 하며 검림의 기둥들이 진동을 일 으켰다. 말 구양대극의 눈이 강렬한 빛을 발했다. 그의 시선이 향한 곳
그곳에 서 단사유가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말 처음에는 그저 한 점이라고 생각되었는데 순식간에 그의 지척으로 말 다가왔다. 단사유였다. 그는 구양대극의 십여 장 앞에 멈춰 섰다. 말 "왔는가? 내 일생일대의 대적이여." 말 "......" 구양대극의 목소리에도 단사유는 대답하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구 말 양대극의 품에 안긴 궁무애에게 고정되어 있었다. 붉게 충혈된 눈
금세라고 굵은 눈물방울이 뚝뚝 떨어질 것 같았다. 말 "누... 나." 말 "사유야! 살아 있었구나. 네가 살아 있었어." 그 순간 궁무애는 이미 울고 있었다. 그녀의 어깨는 떨림을 만들어 말 내며 들썩이고 있었고
그녀의 뺨 위로는 두 줄기 눈물이 끊임없이 흘 러내리고 있었다. 말 단사유에게 다가가고 싶었다. 하나 그녀의 몸은 구양대극의 억센 팔 말 에 갇혀 있었다. 그녀는 우두커니 서서 눈물만 흘렸다. 그 모습이 단사 유의 가슴을 아프게 만들었다. 말 "누나
잘 지냈어?" 말 "으응!" 궁무애가 고개를 끄덕였다. 말 "살이 조금 찐 것 같아. 예전보다 보기 좋아." "넌 더 잘생겨졌어." 말 "나야 원래부터 잘생겼지. 몰랐어?" "아냐!" 말 궁무애가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말 그 모습이 무척이나 정겨웠다. 정말 오랜만에 만난 남매가 농담을 하는 것 같았다. 구양대극은 안중에도 없는 모습이었다. 말 실제로 구양대극은 그렇게 느끼고 있었다. 지금 그는 철저하게 소외 된 상태였다. 궁무애게게도
단사유에게도. 말 북원의 지배자로 태어난 그였다. 그런 그가 언제 이런 소외감을 느 말 껴 본 적이 있었겠는가? 하나 단사유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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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조차 이론으로만 정립했을 뿐 실 말 제로는 익히지 못했다는 절대의 초식. 말 거신상은 환영이 아니었다. 그 거대한 몸체 자체가 강기로 이루어진 엄청난 내공의 정화였다. 그 누구도 이런 광경을 구경해 본 적은 없을 말 것이다. 심지어는 운엽자나 철무성조차도. 말 슈우우! 거신상의 거대한 손바닥이 단사유를 향해 내리꽂혔다. 말 순간 단사유의 신형이 흔적도 없이 사라지며 거신상의 손바닥은 애 꿎은 바닥에 거대한 손자국만 남기고 말았다. 말 "어... 디냐?" 말 황보무악의 눈이 단사유의 움직임을 좇았다. 하나 이미 단사유의 신 형은 그 어디서도 보이지 않았다. 말 슈각! 말 한순간
단사유의 손이 찬연하게 불타오른다 싶은 순간
거신상의 이마와 목
그리고 어깨 등 아홉 곳에서 갑자기 폭발이 일어났다. 단사 말 유가 단 일 수에 아홉 곳을 점한 것이다. 말 구룡포(九龍砲)의 초식이었다. 구룡포의 위력에 거신상의 몸이 무 너져 내리며 단사유의 신형이 그에게 곧장 떨어져 내렸다. 말 유난히도 하얗게 불타오르는 단사유의 양손이 햇볕에 빛나며 너무 나도 아름답게 보였다. 말 순간 그는 목덜미가 화끈해지는 것을 느꼈다. 눈동자를 움직여 보니 말 어느새 단사유의 열 손가락이 그의 목덜미에 꽂혀 있었다. "그... 르륵!" 말 그가 입을 여는 순간 피거품이 올라왔다. 그의 귀에 대고 단사유가 속삭였다. 말 "일각
딱 일각입니다." 말 "그륵
너... 너?" 황보무악의 눈에 믿을 수 없다는 빛이 떠올랐다. 말 단사유가 그의 목덜미에 박힌 손가락을 빼고 뒤로 물러났다. 말 뚜두둑! 순간 황보무악의 몸속에서 무언가 어긋나는 소리가 터져 나왔다. 그 말 의 몸 안에서 기뢰가 발동된 것이다. 이미 모든 내공을 거신상을 만드는 데 쓴 황보무악이었다. 조금 전 말 까지만 하더라도 그의 몸 주위에 찬연하게 빛나던 호신강기는 이미 존 재하지 않았다. 따라서 더 이상 기뢰를 막을 수 없었다. 말 "퉤!" 말 처절하게 뒤틀리는 황보무악을 바라보며 단사유가 침을 내뱉었다. 몸 내부에서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황보무악을 상대하면서 심상치 말 않은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다. 특히 황보무악의 마지막 공격은 그조차 도 간담이 서늘해질 정도로 위협적이었다. 만약 제때 구룡포의 초식을 말 펼치지 않았다면 목숨을 잃는 것은 단사유가 됐을 것이다. 말 그러나 과정이야 어찌 되었든 자신은 살아남았고
황보무악은 그렇 지 못했다. 말 그는 죽어 가고 있었다. 콰드득! 말 "끄으으! 내가.. 이 내가 한낱 고려의 무인에게 당하다니. 이 내 가... 겨우 변방의 무인 따위에게..." 말 온몸이 뒤틀리면서 뼈란 뼈는 과도한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부서져 말 나갔다. 그러나 황보무악은 고통조차 느끼지 못하는 듯 멍한 시선으로 허공을 응시했다. 말 "... 한 발 더 다가가고 싶었는데
결국 모든 것이 꿈이었단 말인 가?" 말 그의 눈이 흐릿해졌다. 말 황보무악의 시선은 북쪽을 향하고 있었다. 털썩! 말 그의 몸이 무너져 내렸다. 그제야 그의 시선이 단사유를 향했다. 뭐라 말하고 싶은 걸까? 그의 눈은 매우 복잡한 감정을 담고 있었다. 말 뿌드득! 말 그 순간 그의 목이 보기 흉하게 뒤틀리면서 혀가 길게 빠져나왔다. 그것이 황보군악의 탈을 뒤집어쓴 채 수 년 동안이나 천하를 암중 말 지배해 왔던 황보무악의 최후였다. 단사유는 그의 시신을 보며 차갑게 중얼거렸다. 말 "그러니까 일각이면 충분하다고 했잖아요." 말 * * *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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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다지며 검을 뽑으려 했다. 그 손을 금검 주진한이 잡았다. 말 "네 상대가 아니다." 진무경이 이를 갈았다. 말 "으드득! 사부님
해보지 않고는 모르는 일입니다." 주진한이 갑자기 진무경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이 자식아
그러니 수련을 제대로 하란 말이다. 평소에 게 말 으르니까 저런 늙다리 도사 하나도 못 이기잖아!" 진무경이 뒤통수를 감싸 쥐고 바락바락 대들었다. 말 "다른 사람은 몰라도 사부님에게 게으르단 말을 듣고 싶지 는 않습니다." "시끄러. 넌 구경이나 해라. 오랜만에 사부가 한번 시범을 말 보여주마." 적명자는 그들의 대화를 듣자 어이가 없었다. 그는 청성의 말 장로이자 무림맹의 장로다. 장로 자리에 오르고 나서 이런 대 접은 받아본 적이 없다. 그가 검으로 주진한을 가리켰다. "네가 금검 주진한이구나. 네가 무림인보다 싸움을 더 잘 말 한다는 장사치렷다? 개를 때리니까 주인이 나오는군." 그 말에 화가 난 진무경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말 "이 늙은 도사 새끼가 감히 어따 대고 함부로 짖어대냐!" 적명자는 너무 어이가 없어 잠시 입을 벌리고 멍하니 서 있 었다. 말 주진한이 툴툴댔다. "인석아
내가 어째서 '어따'냐? 어느 분께라고 했으면 더 말 좋았을 것을." 적명자가 얼굴이 벌게지면서 소리쳤다. 말 "네놈들이 당문을 믿고 이리 오만방자하게 나오나 본데 너 희들은 착각했다! 청성은 당문을 걱정하지 않아! 그러니 오늘 내 손에 죽어라!" 말 금검 주진한이 검을 뽑았다. 거금을 주고 샀다고 자랑하던 단천검이 오랜만에 사람들 앞에서 뽑혔다. 말 "노도사
무공은 입으로 닦았나?" 그 말에 분노한 적명자가 먼저 몸을 날렸다. 청운적하검법 말 이 화려하게 펼쳐졌다. 화려한 검 그림자가 주진한을 향해 뿌려졌다. 마해일이 펼 쳤을 때와는그 위력이 천양지차였다. 수많은 검의 잔상이 주 말 진한에게 쇄도했다. 주진한의 눈이 번쩍였다. 푹 쉬고 있던 내공이 어느새 솟아 말 올라 그의 몸을 타고 몰아쳤다. 주진한의 앞에서 거대한 빛이 터져 나오는 듯했다. 주진한의 검이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검 의 잔상들을 노리고 날아다녔다. 말 쇠와 쇠가 부딪치는 날카로운 소리가 끝없이 이어졌다. 주 진한의 검은 적명자가 만들어내는 모든 검 그림자를 하나도 말 빼지 않고 모조리 후려쳤다. 잠깐의 격돌이 끝나고 적명자가 뒤로 훌쩍 뛰었다. 그의 손 은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말 적명자가 진기의 흔들림을 진정시키며 생각했다. '청운적하검법 삼십육 번의 공격이 모조리 차단당했다. 실 말 초와 허초를 가리지 않고 모두 쳐냈다. 저자의 검은 엄청난 쾌검이다.' 말 "이 검법의 이름이 뭐냐?" 주진한이 자랑스럽게 대답했다. "분광검법. 삼백 년 전 천하십대검법이지." 말 적명자가 조금 놀라며 질문했다. "상인 녀석이 어디서 그런 고급 검법의 정수를 제대로 배 말 웠느냐? 네놈의 정체가 더없이 수상하다." 주진한이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말 "이봐
도사. 시비를 걸려면 상대에 대해서 미리 좀 알아보 라고. 분광검법은 우리 가문의 비전검법이야. 그런데 내가 제 대로 모르면 누가 안단 말이야?" 말 "흥. 그래 봐야 과거에 반짝한 유산이지. 어디 이것도 받아 보아라!" 말 적명자가 포기하지 않고 다시 달려들었다. 칠십이 번을 끊 임없이 공격하는 검법. 그 칠십이 번 모두 실초라 단 하나만 놓쳐도 당하게 되는 검법. 앞의 공격을 막으면 그 뒤를 따라 말 더 날카로운 공격이 계속 따라오는 검법. 청성의 절기인 칠십 이파검이었다. 말 적명자는 대단히 강하다. 상대가 평범한 고수라면 칠십이 파검의 첫 번째 초식도 막지 못한다. 칠십이파검은 각 초식이 연결되어 있다. 앞의 공격을 최적 말 의 방법으로 막으면 그 다음 초식은 그때 자연스럽게 발생하 는 빈틈을 노린다. 그걸 피하기 위해서 차선의 방법으로 막아 야 한다. 그런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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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악양에서는 벗어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아. 보물은 화를 부르는 법이니
알려지지 않았다면 모르되
앞으로는 너를 노리는 자들이 생겨날 것이야. 그럴바엔
화산의 그늘에 있는 것이 좋겠지. 집법원이 너를 찾고 있지만
적어도 그들은 한 식구거든. 잘 생각해. 경동하지 말고. 알았지?” 말 “.........” “왜 대답이 없어?” 말 “알겠.......습니다.” 마지못해 하는 대답. 말 잠시 머뭇 거리다가
몸을 돌리는 연선하의 뒷모습에 청풍의 시선이 남았다. “가 볼게. 당분간은 못 볼 거야.” 말 타탓. 쏴아아아아. 말 달빛 머금은 바람이 다시 한번 청풍의 곁을 머물다 사라진다. 멀어지는 연선하. 말 결국은 타인이다. 이제 보면 결국 백호검만 들었지
어디에도 불필요하다 느껴지는 자신의 존재에
연선하는 이 여름 바람처럼 그저 스쳐가는 사람일 뿐인 것이다. 한 없이 작아지는 마음에
백호검 검자루를 잡아본다. 말 금강탄을 내질러 볼까. 힘을 주려다 그만 둔다. 무슨 소용이 있나. 그래봐야 오르지 못할 산(山)이 있음에. 말 터벅 터벅
화진루로 발길을 옮기는 청풍. 빠르게도 찾아온 좌절의 무게는 천근의 답답함을 지녔다. 그 어느 때 보다 큰 짐
마음의 짐을 져버린 젊은 청풍에게 닥쳐온 질풍은 그처럼 살을 에는 날카로움을 말 담고 있었던 것이다. 대한민국 승리를 기원합니다. 말 바빠서 이만..... 말 화진루에서 보낸 시간. 청풍은 십 수 년 만에 처음으로 자하진기의 운용까지 멈추어 버린 채
무릎 위에 올린 백호검만을 내려보며 자신만의 세계로 빠져들었다. 말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며칠 동안을 복 잡한 상념과 씨름하며 보낸 끝에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공허라
만사 뒤틀린 듯한 느낌에 참지 못하고 몸을 일으킨다. 말 ‘바보 같은 짓이다. 여기서 이러고 있을 것이 아니야.’ 해답이 없는 고민이다. 아니
무엇을 고민하고 있는지조차 스스로 명확하게 알지 못하는 청풍이다
갑갑한 마음만 더해져 가는 지금 이 곳에만 쳐 박혀 있다가는 말 그대로 이 생이 끝날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초췌해진 모습으로 나서게 된 바깥은
끌어올라 터지기 직전의 무림처럼
온통 후덥지근한 공기로 가득 차 있었다. 정처 없이 나온 악양의 거리는 며칠 전과 조금도 말 변하지 않은 그대로 돌아가는 중이었다. 강호에 떠도는 소문을 최소화하고 관가의 움직임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하면서
공격 재개시기를 노리고 있는 무림맹이다. 외부와 단절되어 버린 청풍의 마음을 농락이라도 하는 것처럼 여전한 모습인 것이었다. 말 터벅 터벅. 힘없이 걸어가는 청풍은 문득
한 순간 묘한 느낌을 받았다. 말 저잣거리. 지나가는 행인들 사이로 뇌리를 자극하는 무엇인가가 있다. 말 방금 전 하고 싶었던 말을 잊어 먹은 것처럼. 왠지 모르게 신경이 거슬리는 기분이다. 만사통달(萬事通達). 운수형통(運數亨通). 말 마침내 알아챈다. 노상 한 쪽에 앉아 있는 늙은이. 점술가의 깃발이 익숙하다. 말 같은 장면의 재현. 보았던 것을 또 보는 그 경험은 그야말로 기이하기만 했다. “젊은이.” 말 같은 목소리. 같은 노인이다. 홀린 듯 걸어가 그 앞에 섰다. 말 “내 말했지. 기수난도(氣數難逃)라
천기와 운수는 벗어나려 해도 쉽게 도망칠 수 있는 것이 아니라고. 큭큭큭.” 멍석 자락 위에 산반을 놓고
괴이한 웃음을 던져 놓았다. 말 번쩍
하는 기광이 노점술가
만통자의 눈에 깃들었다. “오른쪽 광대뼈
금기(金氣)가 쇠락한다. 지실응(知失應)하면 세력이 약해지고 난조되니
흉기와 유혈을 조심하고 수해를 경계하라 했거늘. 결국 운수(運數)가 말 살(殺)이 되어 심신을 해치고 말았다. 교행불해에 색정음행이라 아직도 그 화가 남았구나.” “.........!” 말 “백호는 추(秋). 웅대함과 무용을 살릴 수 있었으나
시기가 맞지 않았다. 그 뿐인가. 사람이 모자라다. 준비를 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