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연말 옹진군이 발주한 물놀이장 공사가 화근이 됐습니다.
시공을 맡은 업체가 수문을 열어놔 밀물 때 바닷물이 밀려들어 온 겁니다.
피해 농지는 확인된 것만 4만㎡.
농민들이 문제제기를 할 때까지 시공사도, 공사를 맡긴 옹진군도 까맣게 몰랐습니다.
논을 조금만 파 봐도 시커먼 갯벌이 그대로 드러납니다.
피해 보상이 진행 중이지만 농민들은 올해 농사를 접어야 할 판입니다.
[시공업체 관계자]
"염해 제거 작업을 하려고 하는 부분도 있고 저희들이 책임을 회피하는 것도 아니고 100% 우리가 책임을 지겠다."
[이낙호 / 바닷물 유입 피해 농민]
"전 여기서 한 15년쯤 지금 농사를 짓고 있는데 그걸 못한다고 그러면 저는 지금 생계가 어려운 입장이죠."
지난해 여름 54헥타르 농경지에 바닷물이 유입되는 피해를 입은 해남군 한 마을.
방조제 수문을 제대로 닫지 않아 벌어진 인재였습니다.
저수지 물을 끌어와 염도를 희석시켜 겨우 농사를 지었지만 수확량은 평소 절반도 못 미쳤습니다.
문제는 올해 농사가 어떨지 아무도 모른다는 겁니다.
비라도 와서 땅을 씻어주기라도 하면 나으련만, 야속한 가뭄까지 더해져 걱정이 태산입니다.
[김주환 / 바닷물 유입 피해 농민]
"토양에 염분이 있는지 없는지 모르겠어요. 지금 걱정이 많습니다. 모를 심어서 염해가 올라온다면 피해가 많을 거예요."
한 번의 실수가 수년간의 고통으로 이어지는 상황,
농민들 한숨은 깊어만 갑니다.